에디토리얼 씽킹
에디팅은 종합적이고 메타적인 사고행위다

편집은 결국 의미의 밀도를 높여가는 과정이다.
데이터를 이야기로 바꾸고,
사실에서 통찰을 끌어내는 행위이다.
에디토리얼 씽킹에는
우리를 더 높은 차원의 의미로 데려가는 힘이 있다.
이제 예술적인 질문들은
'어떤 새로운 것을 우리가 만들 수 있는가?'가 아니라 '우리가 이미 갖고 있는 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이다.
'우리가 리얼리티라고 부르는 것은 하나의 몽타주'일 쁜이다. 홈비디오로 기록한 무편집 영상을 영화라고 부르지 않듯 살아온 모든 순간을 누락 없이 축적한 데이터가 있다고 해도 그것이 삶이 될 순 없다.
중요한 건 자기 서사고, 의미 부여다.
자아상은 자신이 겪은 수많은 사건 중에서 특정 부분에 주목하고 맥락을 만들어서 의미를 더붙인 기억의 모둠
'내가 나에게 들려주는, 나에대해 편집된 이야기'
객관적 사건의 양상보다는
해석과 의미 부여가 인지적 차별점을 만든다.
편집은 우리가 세상을 인식하고 기억하는 방식
그 자체다.
모든 사람의 뇌 공장에서 '주목-무시-범주화-채워 넣음' 등의 행위가 시시각각 벌어진다.
에디토리얼 씽킹은 위와 같은 인지 활동을
조금 더 고도화시킨 생각 훈련 방식이다.
'정보와 대상에서 의미와 메시지를 도출하고,
그것을 의도한 매체에 담아 설득력있게 전달하기 위해 편집하고 구조화하는 일련의 사고방식'
1. 난삽하게 흩어진 다량의 잡음 사이에서 유의미한 재료를 수집한다
2. 고품질의 정보나 스킬을 가진 전문가 혹은 취재원을 찾아낸다
3. 취재를 통해 모은 정보를 분류한다
4. 정보 사이의 관계를 파악해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
5. 의도한 메시지가 동시대 시장과 독자의 마음에 견고하게 자리 잡도록 시각화 컨셉을 정한다
6. 컨셉에 맞춰 글과 비주얼을 창작한다
7. 지면 위에 보기 좋게 배치한다
아장스망 agencement은 프랑스어로
'배치, 배령, 조합'이란 뜻.
철학자 질 들뢰즈가 '존재를 규정하는 것은 배치'라는
의미로 정립한 철학 용어이기도 하다
"창조적 재배치"
새로운 의미를 빚어가는 행위는 지각, 패턴 인식, 연상, 범주화, 기억 검색, 추론, 맥락화 같은 복잡한 인지 작용을 통해 이루어진다.
"저는 이 사안/작품/현상/데이터를 이렇게 읽고 해석했습니다. 제가 가진 입장은 이것입니다" 라고 선언하는 일이 쉽지 않은 이유다.
하지만 어렵기 때문에 소중하고 가치 있다.
앞으로도 생성형 AI들은 눈깜짝할 사이에 수만 가지 단어와 이미지를 만들어낼 것이다. 하지만 그중에 무엇이 자신의 상황에 적합한지, 무엇이 신선하고 매력적인지 의미 부여하고 주장하고 설득하는 일은 언제나 인간이 할 것이다.
- 재료 수집 - 가능성을 품은 재료 찾고 모으기
좋은 눈을 가지면
어떤 재료든 좋은 창작물로 승화시킬 수 있다는 뜻
방점은 모으기가 아니라 '알아보기'에 있다.
의미가 될 가능성을 알아보면서 수행하는 수집의 힘이 센 것이다.
동시대 아티스트들은 이미 존재하는 데이터나 사물을
모으고, 분류하고, 합치고, 교차하고, 변형하면서 의미를 부여한다.
"사소한 재료에 숨어 있던 메시지를 어떻게 발견했을까? 어떤 맥락으로 의미를 빚어갔을까?"
잡다함을 문제시하지 않고 그 안에 머무는 법을 배운다.
당장은 잡음처럼 들려도 언젠가 그 안에서 희미한 신호가 들려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 세상을 보는 태도, 카오스 안에 내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질서가 있을 거라는 믿음
'우리는 스스로 찾으려는 세계만 발견한다.'
- 헨리 데이비드 소로
2. 연상 - 새로운 연결 가능성을 높이는 방법
의미가 될 만한 가능성을 품은 재료를 알아보는 안목의 핵심엔 연상이 있다. 연상은 하나의 관념이 다른 관념을 불러일으키는 현상 (예:팝콘-영화관)
우리가 흔히 접하는 사물이나 낱말은 모두 외연적 의미와 내연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외연적 의미는 일반적으로 사전에서 정의한 기본적 의미를 말하고, 내연적 의미는 문화, 관습 등을 통해 추가적으로 전달되는 의미
외연적 의미는 하나로 고정된 반면
내연적 의미는 시대와 사회에 따라 다르고, 유동적이며, 무한대로 늘어날 수 있다.
"아이디어는 네트워크다."
새로운 연결이 새로운 생각을 만든다는 것이다.
해결책은 질문이다. 연상 그물망을 풍성하게 펼치고 싶다면 질문하면서 대상을 보면 된다.
연상을 풍성하게 펼치려면
- 이것은 무엇으로 이루어졌나? : 대상을 재료, 하위 속성으로 해체한다
- 이것은 어떤 감각적 특징이 있나?
- 이것의 기능과 쓰임은 무엇인가?
- 관련된 인물, 장소, 사물, 작품이 있나?
- 동의어, 유의어, 상위어, 하위어, 반의어가 무엇인지?
질문은 특정 부분에 주의를 기울이게 만들고,
기억 창고에서 관련된 정보를 끌어모으는 역할을 한다.
질문이 자석이라면 정보는 철가루다. 의미를 가시화하고 언어를 붙잡아두려면 일단 질문부터 해야 한다.
3. 범주화 - 유사성과 연관성 찾기
정보는 사실이 뒤죽박죽 섞여 있는 것이고,
지식은 뒤죽박죽 섞인 사실을 좀 더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이다 - 에릭 와이너,<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정리는 혼돈에서 질서를 만들어가는 일련의 과정이고,
정리하기 위해선 분류 기준을 가져야 한다.
타당성 검토 - 시장 현황, 사례 연구 - 기획 방향성 - 일정, 예산 계획
범주화는 우리 뇌가 정보와 세상을 인지하는 핵심 프로세스
범주는 여러 현상을 통해 그것을 머릿속에 구축한 사람에게 도움을 준다. 가령 대상과 행동 그리고 상황의 보이지 않는 측면을 '보이게'만든다.
범주화는 명확한 관점을 제시하고, 숨겨진 항목이나 속성을 감지하게 하고, 미래의 사건을 예측하게 하며, 행동의 결과를 예견하게 하여 자신이 속한 상황을 이해한다는 느낌을 준다. 그래서 판단을 하고 상황이 어떻게 진행될지 추측할 수 있게 돕는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뛰어난 시인이 가진 창조성의 근원은 메타포(은유)로 보았다. 언뜻 관계없어 보이는 두 대상의 연결고리를 알아보고 가시화하는 능력이 곧 창의성이라는 의미
유사성을 알아보는 능력은 에디코리얼 씽킹의 기본
'많은 자료를 검토하고 찾아낸 성실성'
4. 관계와 간격 - 목적에 맞게 적정 거리 조정하기
에디팅은 무엇과 무엇을 어떻게 붙일지 선택하는 일.
재료들 사이에 존재하는 미적.심리적.논리적 거리와 간격을 다루는 일
중요한 건 개별 프로젝트의 목적과 수용자 성향
자신이 수행하는 선택과 배치가 어떤 결과를 만들어냈으면 하는지 정확한 목적지를 찍고, 상황에 맞춰 정보 사이의 거리를 조정하는 것이다. 익숙함과 명확함, 낯섦과 모호함이라는 두 원소를 손에 쥐고 목적에 맞춰 적정 배합 비율을 찾아내는 일.
브랜딩의 핵심은 결국 연상 이미지 관리
5. 레퍼런스 - 새로움을 만드는 재배치, 재맥락화
"레퍼런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결국은
'자기 것'을 만들어내는 힘은 어디에서 나올까?"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정.말.로. 없는 과잉생산 시대에는 독창성을 '처음부터 끝까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아니라 '재배치를 통해 차이를 만들어내는 능력'으로 봐야 한다.
"모든 창작물은 기존의 예술에 영향을 받는다.
거기에 자신의 독창성을 5~10 %정도 가미한다면,
훌륭하고 감사할 일이다. - 류이치 사카모토
자료를 독해하는 능력
- 확인과 기억
- 이해와 적용-요약
- 비평
- 종합과 창조
래퍼런스를 자기화하는 단계도 비슷...단순 차용이 아니라 종합과 창조 수준에 도달하려면 레퍼런스 안에서 관계를 만들어내고, 의미화하고, 재배치하고, 재맥락화해야 한다. 이때 필요한 능력은 뭘까? 독해력, 유추력, 정의 능력, 연상 및 변형 능력, 정보 조직력...하나같이 창조적 작업에 필요한 역량이다.
브레인스토밍 툴 중 스캠퍼를 기본으로
에디터 업에 맞게 변형시킨 질문 목록
- S(substitute): 대치하기
- C(combine): 결합하기
- A(adapt): 적용하기
- M(modify, magnify, minify): 수정하기
- P(put to other uses): 다르게 활용하기
- E(eliminate): 삭제하기
- R(rearrange): 재배열하기
6. 컨셉 - 인식과 포지셔닝을 위한 뾰족한 차별점
잡지 에디터로서 나는 다음의 두 문장으로 컨셉을 정의하고 이해한다. 첫 번째 문장은 '하고 싶은 말의 내용과 그것을 담는 그릇이 잘 호응하도록 정렬하는 기준점이 컨셉이다'.......두 번째 문장은 '내 콘텐츠를 남이 소비해야 하는 정확한 이유'
"이 콘텐츠를 본 사람이 마지막에
어떤 감정이나 생각을 품기를 바라는가?"
"이 콘텐츠를 본 사람이 친구에게 추천할 때
어떤 설명을 하면서 소개할까?"
내가 보는 00의 의미는 00'라는 관점이 세워지면 형식은 자연스레 따온다. 컨셉이 필요한 이유는 '하고 싶은 말의 내용과 그것을 담는 그릇을 잘 정렬시켜서 궁극적으로 아직 누구도 선점하지 않은 빈 땅에 내 콘텐츠를 위치시키기 위함이다. 내가 만든 콘텐츠가 기억되고 선택받도록 하기 위해서. 컨셉은 톡톡 튀기 위해서가 아니라 인식과 포지셔닝을 위해 필요하다. 그래서 '내가 보는 00의 의미는 00이다'라는 선언 뒤에는 그 생각을 검증하는 시간을 갖는다.
7. 요점 - 핵심을 알아보는 눈
핵심을 알아보려면 먼저 중심 메시지 혹은 주제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구분해야 한다. 중심 메시지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내용을 '요점'이라 부른다면 '디테일'은 요점을 뒷받침하는 세부 정보, 예시, 묘사 등을 일컫는다.
흥분되는 첫 마음이 지나고 난 뒤에는 콘텐츠를 지탱하는 힘은 타인에 대한 상상에서 온다. 수용자에게 어떤 첫인상으로 다가갈지, 그들은 어느 순간에 어떤 마음으로 이 콘텐츠를 선택할지, 보고 난 뒤에 무엇이 마음에 남을지 상상한 만큼 콘텐츠에 힘이 생긴다.
이야기를 듣는 입장일 때도 마찬가지다. 표면에 드러나지 않더라도 상대가 진짜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뭔지 의도를 읽어내려 애쓰며 듣는 적극적 경청을 해야 핵심을 알아차릴 수 있다.
8. 프레임 - 입장과 관점을 정하고 드러내기
프레임이 의미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은 뭘까? 구체적으로 내 삶에 이롭게 적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1. 같은 정보도 맥락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는 사실을 늘 머릿속에 새긴다. 그래야 정보가 가진 가능성을 최대한 발견하는 연습, 연결고리를 풍성하게 만들어내는 연습을 할 수 있다
2. 자신의 아이디어나 타인의 창작물을 검토할 때, 무의시적으로 전제하는 준거기준이 무엇인지 살피는 습관을 갖는 것이다. 아이디어는 거의 언제나 어떤 믿음을 딛고 서 있기 때문이다.
아이디어 수면 아래에서 은밀하게 흐르는 믿음, 그것이 곧 관점이고 입장이다. 그런데 우리가 당연시하는 생각 중에는 별다른 검증 절차 없이 머릿속으로 들어온 것도 많다. 사회가 주입한 관점이나 타인에게 들은 말이 프레임이 되어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데에 영향을 미친다.
독창적인 관점을 갖고 싶다면 이런 프레임을 의심하고 바꿔보는 작업이 필요하다.
3. 스스로 개념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자는 것이다.
초라하게 느껴져도 자기 관점을 믿고 스스로 개념을
정의하려 애써보는 경험은 너무나 소중하다.
9. 객관성과 주관성 - 주관적인 것의 힘
언어의 세계에 중립이란 없기 때문이다.
객관성은 권력자의 주관성이라는 사실을 모르는가?
익명성은 가장 무서운 서명이고 객관성은 가장 강력한 편파성이다. - <정희진처럼 읽기>
객관성이란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객관적 관점이란 각기 다른 인식의 주체들이 '같은 방식으로 보기'로 서로 약속해야 가능하다.
다시 말해 객관성이란 원래 있는 것이 아니라, 상호 합의의 결과라는 것이다. - 김정운<에디톨로지>
결국 설득의 문제다. 주관은 열등하고 객관은 우등한 것이 아니라 모든 건 주관의 산물인데, 어떤 주관은 여러 이유에서 설득력을 가져 보편의 차원에 자리 잡는다.
내 관점, 믿음, 판단을 신뢰하고, 그것을 나 아닌 타인이 납득할 수 있는 모양새로 만들어내려고 애쓸 뿐이다.
10. 생략 - 군더더기를 알아보고 배제하는 판단력
글쓰기, 편집 ,창작은 오류를 없애는 작업이 아니다.
다르게 해석할 여지가 있음에도 한쪽 손을 들어주는 일, 입장을 밝히는 일, 오류를 품고 프레임을 치는 일이다.
프레임 바깥의 다른 가능성, 다른 해석, 다른 견해가 무의미하다는 뜻이 아니다.
생략은 첨가보다 용감하고 힘 있다.
생략이 임팩트를 만들어낼 때, 수용자는 초대장을 받는 기분을 느낀다. 궁금증을 느끼면서 정보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 작가의 세계와 자신의 세계를 부지런히 오간다.
이럴 때 생략은 그 자체로 주장이 된다.
군더더기를 알아보고 배제하는 판단력을 갖기 위해선 먼저 자기만의 정의를 가져야 한다. 애초에 일을 시작한 목적도 잊지 말아야 한다.
질문을 던지고 대답하는 과정에서 인식의 영점이 잡히고, 자신이 어디에 가치를 부여하는지 알게 되며,
군더더기를 정의하는 기준도 생긴다.
기준점을 마련한 다음 수집한 재료를 검증한다.
더했을 때 효과와 뺐을 때 효과를 비교하고 기억한다.
11. 질문 - 좋은 질문 만드는 법
- 상대와 상황에 반응하는 현재의 나 자신을 존중하다.
- 세상과 내가 당연시하고 있던 듣기 좋은 말은 한 번씩 흘겨본다
- 사안을 바라보는 위치와 상황적 백락을 바꾸는 질문을 즐겨 한다.
- '무엇을 했나요?'보다는 '어떻게 했나요?'를 궁금해하고, '어떻게 했나요?'보다는 '왜 했나요?'를 궁금해 한다.
- '내가 그였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상상하고 묻는다. 그다음 '내가 독자라면 무엇이 궁금할까?' 상상하고 묻는다.
12. 시각 재료 - 메시지와 비주얼 사이의 가리 감각
비주얼 감각은 각 개인이 경험을 통해 배우면서
자기만의 노하우를 만들어갈 수밖에 없다.
에디터에게 필요한 비주얼 감각은 탐미적인 센스가 아니다. 텍스트와 이미지 정보 사이의 거리와 간격이
자신의 기획 의도에 맞는지 감각할 줄 아는 가늠자가 있는가 없는가가 훨씬 중요하다.
잘 만들어진 매거진 표지는 텍스트 - 메시지 - 이미지 사이의 거리 조율과 연상 그물망을 훈련하기에 무척 적절한 교본이다.

안녕하세요~!
저는 음악을 만들고 보여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인생을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새로운 것을 끊임없이 배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음악은 앞으로의 삶을 더욱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크게 도움이 되며 제가 힘껏 도와드리겠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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