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부시게

한때 '시간 여행' 소재의 책과 영화들이 유행했었다.

나는 그런 소재의 작품을 기욤 뮈소의 책으로 접했었는데...

(아~ 빽튜더 퓨처, 시간탐험대가 있었군!!! )

그리고 그 유명한 영화<어바웃 타임> 등 등...

시간 여행에 대한 소재가 이제는 좀 질렸다...

아니면, 슬프게도 내가 나이를 먹어서 비현실적인 거에

점점 감흥을 잃어버리는 건지도 모른다...ㅠㅠ

그래서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할머니 대배우 김혜자 님이

출연하시는데도 불구하고 쉽게 플레이 버튼을 누르지 않았었다.

​

나는 원래 한 번 보면 처음에 재미가 없어도 좀 참고 보는 경향이 있었다.

그다음은 괜찮겠지... 마지막에 뭔가 깨달음을 주겠지... 하면서.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변했다.

점점 러닝타임이 짧아지는 미디어들과 음악들에 익숙해져서 그런가?

모르겠다. 시간이 아깝게 느껴졌다.

그리고 더 이상 눈이 즐거운 배우들에게 눈길이 안 간다.

진짜 배우들이 아니면 그 작품에 관심조차 가지 않는다.

이건 상당히 어떻게 보면 나에게도 두려운 현상이다.

관객들은 내공이 없는, 실력이 없게 느껴지면

기다려주지 않고 거침없이 바로 스톱 버튼을 누를 것이다.

이전과 다르게 학생보다 선생이 더 많아졌듯이

매체가 중심이 아니라 소비자(관객) 중심이 되어버린 거니까.

​

어찌 되었든 이 작품은.

주말 저녁. 심심한 나머지 '오늘은 뭐 볼까?' 고민하다가

'그래, 한편만 보고 별로면 안 보면 되지.'하고 가볍게 시작하였다.

이 전에 보았던 <디어 마이 프렌즈>가 너무 강력해서

처음은 조금 참으면서 봤다.

(배우 한지민은 너무 예쁘면서 연기도 잘하네.

엄마 아빠 역할의 배우들이 명배우잖아... 이런 생각들을 하면서~^^)

​

이 드라마는 참 신기했다.

맨 마지막 편에 지금까지 약간은 붕 뜬 모든 이야기들을

한 회에 몰아서 해석해 주는 것이 말이다.

무엇보다도 캐릭터들이 참 사랑스러웠다.

나도 그 포장마차에서 우동에 소주 먹고 싶더라.ㅎ

그리고 배우 남주혁이 보였다.

​

이 드라마를 보고 느낀 점 중 하나는.

우정보다 사랑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제는 그 반대다.

사랑은 변하니까.

아니, 사랑 그 자체가 변하는 게 아니라.

상대방을 사랑하는 마음이 영원하지 않고, 쉽게 변질되니까.

사랑이란 감정이 자연스럽게 변하는 걸 느끼고, 받아들이고,

영원한 관계로 가기 위해 더 끈끈한 관계로 맺느냐 마느냐는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인 거 같다.

두 사람의 마음이 같아야 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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